입사 3년차.
아직은 나 스스로가 말단(!) 직원이라, 누구를 Care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팀에 배속된 인턴의 지도사원을 맡게 되어서 7주간 멘토놀이-_-를 했다.
사실, 예전에도 이 Role을 한번 경험하긴 했다.
입사 후 1년쯤 지났을 무렵...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 지도사원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나 스스로 멘토링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서... 정말 내가 어리버리하다보니 그 친구의 인턴 기간이 끝나있었다는;;;
(내가 뭘 해 줄 수 있을지, 저 친구는 뭘 원하는 건지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었고...
... 심지어 누군가를 멘토링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에 대한 감도 없었다)
그렇게 한번 말아먹고(?) 나니깐...
내가 성장하는 것과는 별개로,
누군가의 성장을 가이드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지를 완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경험 때문이었을까. 인턴 지도사원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이번에도 말아먹으면 안되는데 -_-;;;;
+
인턴에게 과제를 던져주고, 결과물을 보면서 잔소리를 하고
어떻게 발표자료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딴 생각을 안하는지
뭘 강조하면서 이야기해야 사람들을 낚을 수 있는지-_-;;;를 토론하고...
이런 것들을 하면서, 이번에 가장 신경쓰려고 했던 부분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저 친구 입장에서 꼭 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해주자" 였다.
인턴에게 의외로 지도사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는 영향력이 강력해서
내 생각을 이야기하다 보면 인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범위가 확 줄어드는 걸 지난번에 경험한 터라-_-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항상 그 친구가 하는 이야기를 먼저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했고
'그 친구의 머릿속에 들어있는데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된 생각들'을 끄집어내어
어떤 식으로 프레이밍해서 정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줬는데
가끔 못 알아듣고 엉뚱한 거 가져올 때 답답하긴 했지만-_-;;;
1주보다 2주차에 어떤 부분이 좋아졌고, 3주보다 4주차에 어떤 부분이 발전했는지가 눈에 보여서
옆에서 지켜보는 게 정말 재미가 있었다.
'성장한다는 걸 보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 쓰고보니 좀 재수없는 말이긴 하군요. ㅎㅎ
+
더불어... 뜻하지 않게 얻게 된 소득은
3년차에 접어들며 슬슬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일상에 이 친구들이 적지않은 자극이 되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정말 일을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낯선(...?) 모습을 보고 있으니
처음 입사하던 때 생각도 나고-_-;;;
끊임없이 공부하며 스스로 성장하리라 다짐했던 시간들도 떠오르고. :)
(그래서 요즘은 이것저것 찾아보며 좀 신경써서 공부도 하고 있다... ㅋㅋ)
무엇보다 인턴 대상으로 검색 실무교육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뒤섞여있던 생각들도 어느정도 정리할 수 있었고
내가 (업무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앞으로 뭘 해야할지, 혹은 뭐가 하고싶은지가 조금은 분명해졌달까.
멘토링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쓰고, 솔찬히 노력도 들어갔지만
그 시간들이 고생스럽거나, 아깝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
어찌되었건.
7주가 흘러서. 팀에 있던 두 명의 인턴 친구들이 무사히(?) 수료식을 마쳤다.
그리고 나는 무사히 인턴 가이드 업무에서 해방(?)되었다.
올해의 뜨거운 여름이
그 친구들에게도, 또 나에게도 의미있는 터닝포인트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사족이긴 한데...
그러고보니,
한 친구는 대학교 후배에다가 나랑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서 같은 나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친구고
한 친구는 연구실 선배가 교수님으로 있는 학과의 졸업반 학생이다.
아. 이 XX같이 좁은 HCI 바닥이란 -_-;;;
착하게 살아야지...;;;;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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