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 8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에쿠니 가오리가 쓴, 결혼에 대한 에세이.
딱 한 줄의 설명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긴 충분한듯. :)

모처럼 만난 효영이랑 홍대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다가
"결혼하기 전에 이런 책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거야" 라는 효영이의 추천을 듣고는
5월에 책 한가득(?) 주문하면서 슬쩍 리스트에 넣어버렸다.
(사실, 효영이가 에쿠니 가오리를 추천한다는 게 왠지 신기하기도 했다. ㅋ)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 책 서문 중에서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이라는 단어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맨 처음 든 생각은,

"와. 이거 정말 담담하게 써내려 간 에세이구나..."  였다.

한걸음 한걸음, 집 앞 공원에 산책을 하러 나가는 발걸음처럼
특별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고.  그냥 또박또박 걸어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나 할까.
엄청나게 큰 갈등이나 심각한 우울증도 없고.
판타스틱한 이벤트나 잊지 못할 추억거리도 없는.
조금은 나른하고 약간은 지루한 일상.  그런 걸까? :)


뭔가 개운치않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책을 들었다.
한 꼭지, 한 꼭지 찬찬히 다시 읽어가면서
그녀가 쓴 문장들을.  그 텍스트 너머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좀 더 자세히 찾아봐야지 하고 생각한다.

뭐 따지고 보면 자잘한 갈등이나 사소한 우울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조그만 이벤트나 소소한 추억거리도 가끔 눈에 띈다.
나른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만큼 지루하지는 않아 보인다.

아니. 어쩌면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기혼 여성'이 할 수 있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결혼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결혼이라는 사건이 가져다 주는 문화 충격은
'에쿠니 가오리'라는 '특별한' 작가에게만 찾아오는 게 아니므로.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는 결혼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우리' 안에서 '나' 를 찾는 과정...? :)



문득.
내가 결혼을 하면, 첫 부부싸움의 소재(?)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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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7 00:54 2008/06/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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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쿠니 가오리의 신혼 생활.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Tracked from 익살의 스토리텔링 전시회. 2008/06/17 10:13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아마도 요 근래 가장 인기 있는 일본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에쿠니 가오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서점에서 베스트 셀러 순위에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가 아직도 있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느낀다. 좋은 소설이지만, 잘 읽어보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감정들이 담겨 있는 책인데 꾸준히 베스트 셀러에 남아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냉정과 열정 사이’ 의 흥행 때문일까? 최근 1년 동안 에쿠니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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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지 2008/06/18 05:36

    우리언니 에쿠니 가오리 팬이잖어 ㅋㅋㅋ

    • Leo 2008/06/20 00:58

      오호. 그랬군..
      그 말을 들으니깐 왠지 효영이가 좋아할만한 작가인 것 같기도 하고..;;

  2. al 2008/06/19 09:22

    뭐.. 결혼준비하는거? ㅋ

  3. 안션 2008/06/21 23:11

    누나들이 아직인데..
    니 결혼 무효!!! ㅋㅋㅋㅋㅋ

    • Leo 2008/06/23 13:34

      이 포스팅은 결혼 발표가 아니라, 책 리뷰임을 상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ㅋㅋ

  4. hyo 2008/06/23 14:28

    다시읽어보아 나른함밖에 못찾았다면!!!
    되게 사실적인데...
    약간의 절규(?)도 있고 뜨악함도 있다오

    • 레오군 2008/06/26 00:36

      두번 정독하고 쓴 리뷰인데, 다시 읽어보라니! ㅋㅋ

  5. 난하 2008/06/25 12:25

    윽, 사실적인 책이군요 ㅠㅠ
    저는 이 책읽으면서 까실까실하다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약간의 우울증을 가진, 새초롬하면서도 맹한듯한 여자주인공이
    [작가가 상당히 투영된듯한,
    - 생각해보니 반짝반짝빛나는의 여자주인공이미지랑도 비슷한듯.]
    저랑 비슷하지 않아서 이입이 안된걸수도 있겠고,

    남편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신경을 곤두세운다거나
    사랑을 확인한다거나 하는게 잘 상상이 안가서요.
    아직 먼나라 얘긴가봐요.ㅋㅋ

    에쿠니 가오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 찾아 읽게 된다니까요.
    항상 그게 신기해요. ^^;



    그나저나 결혼 축하드려요.. 뭐 이런 댓글을 달아야 할것 같은 분위기.ㅎㅎ

    • 레오군 2008/06/26 00:40

      음. 저는 남자라서 그런가 감정이입하기 더 힘든 듯... ^^;;
      예전에 냉정과 열정사이 읽을때도
      blue가 더 마음에 와닿았거든요. 음...

      굳이 내 감정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시선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에쿠니 가오리를 읽게 되는 듯~

  6. 난하 2008/06/26 14:05

    저도 블루가 훨씬 좋았어요, 제가 남자 정서에 가까워서? 라기보다는ㅋㅋ
    츠지 히토나리가 에쿠니 가오리보다 한국정서랑 더 가까운거 같아요
    [라고 믿고 싶어요ㅋ 예를 들어, 사랑을 주세요 같은,
    일본소설 중에서 제일 많이 울었고 감동했던 소설인데, 객관적으로 한국형 신파라고 봐도^^;;;;]

    아. 딱히 한국정서랑은 상관없이 취향일지도. =ㅅ=
    혹시 사랑후에 오는 것들은 보셨나요?
    냉정열정처럼 남자여자 입장에서 츠지랑 공지영씨가 쓴건데
    제 느낌엔 배경을 바꾸어서 냉정열정을 찍어놓은것 같은데
    그때도 츠지쪽이 더 좋았거든요.ㅋㅋ


    새로운 시선.. 맞는것 같아요. 신기하기도 하고. ^_^

    • 레오군 2008/06/27 03:04

      적어주신 책 두 권 다 못본 듯. ㅎㅎ (다 들어보긴 했어요~)
      사랑을 주세요는 예전에 다른 분도 한번 추천하셨는데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오쿠다 히데오랑 온다 리쿠를 보면
      그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워낙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느끼는데
      츠지 히토나리도 그런 색깔이 확연하게 느껴질까요? ^^
      (왠지 에쿠니 가오리는 그런 듯 하기도 하고 아닌 듯 하기도...)
      음.. 다음에 읽으면서 한번 생각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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